토트넘은 왜 7300억을 쓰고도 이기지 못했나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7300억원을 쓰고도 리그 3경기째 무득점, 17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에버턴전을 앞두고 감독이 세 번 바뀐 지난 1년의 배경과 연봉 상한선 철폐 과정을 숫자로 짚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이기지도, 골을 넣지도 못한 석 경기
토트넘 홋스퍼는 9월 13일 새벽(한국시간)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에버턴을 상대했습니다. 이 글은 킥오프 이전까지의 기록을 기준으로 썼고, 이날 경기 결과 자체는 다루지 않습니다.
경기를 앞둔 시점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성적표는 0승 1무 2패, 17위였습니다. 넣은 골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직전 상대는 브렌트포드, 뉴캐슬, 노팅엄 포레스트였습니다. 브렌트포드와 뉴캐슬에는 졌고, 포레스트와는 0-0으로 비겼습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기량을 믿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런 발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결과가 절실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에버턴은 웃고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무패로 8위에 올라 있었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임대로 온 잭 그릴리시가 이적 후 첫 선발을 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지금 이 얘기가 나오나 — 감독이 세 번 바뀐 1년
이 부진이 단순한 시즌 초반 슬럼프로 안 읽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토트넘은 최근 1년 사이 감독을 세 번 갈아치웠습니다.
시작은 2025년 6월입니다. 앙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해 5월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도 곧바로 경질됐습니다. 트로피와 성적이 따로 논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후임으로는 브렌트포드를 이끌던 토마스 프랭크가 왔습니다.
두 달 뒤인 8월,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LAFC로 떠났습니다. 프랭크 감독의 첫 시즌은 사실상 손흥민 없이 시작된 셈입니다.
그 시즌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프랭크 감독은 2026년 2월까지 8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는데,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긴 무승 기록이었습니다. 결국 경질됐고, 이고르 투도르가 44일짜리 초단기 임시 감독을 맡았습니다.
3월 말 부임한 데 제르비 감독이 잔여 시즌을 지휘해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시즌 중반 한때 16위까지 처지며 강등 시 선수단 연봉이 절반으로 깎이는 조항까지 거론됐던 걸 감안하면, 잔류 자체가 성과였습니다.
그 여파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구단은 사실상 선수단을 새로 짰습니다.
숫자로 보면 — 얼마를 썼고, 어디로 갔나
지출 규모부터 보겠습니다. 보도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5500억원에서 7600억원까지 편차가 있습니다. 대리인 수수료나 옵션 조항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 여름 이적시장 지출: 매체별 5500억~7600억원(약 2억3700만~3억8200만 파운드)
- 산드로 토날리 영입가: 약 1897억원(1억 파운드)
-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영입가: 약 1613억원(8500만 파운드) — 챔피언십 강등팀 웨스트햄에서 이적
- 2025년 여름 지출: 약 3433억원 — 당시에도 세계 2위 규모라는 평가를 받았던 금액
- 사비 시몬스·크리스티안 로메로 연봉: 각각 193억원(주급 약 3억7000만원)
1년 만에 지출 규모가 두 배 넘게 뛴 셈입니다. 구단 최고경영자 비나이 벤카테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연봉 상한 구조를 완전히 없앴다고 밝혔습니다.
손흥민이 있을 때는 그의 연봉이 사실상 상한선 역할을 했습니다. 그 기준이 사라지면서 시몬스와 로메로가 나란히 팀 내 최고 연봉자에 올랐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 번째 오해는 '돈을 잘못 써서 성적이 나쁘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는 지출과 별개로 부상자 명단이 더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데얀 쿨루셉스키, 시몬스, 윌슨 오도베르가 장기 이탈 중이고, 제임스 매디슨은 어깨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미하일로 무디크는 600일 넘는 공백 끝에 복귀하자마자 다시 다쳐 6주에서 8주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팀의 창조적 자원이 한꺼번에 사라진 상태에서 무득점을 지출 실패로만 읽는 건 성급합니다.
두 번째 오해는 '프랭크 때 위기와 똑같다'는 생각입니다. 프랭크 감독의 위기는 전술적 불화와 조직력 붕괴가 원인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여름에 선수단을 대거 물갈이한 만큼, 새로 온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두 문제는 원인도, 해법도 다릅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손흥민이 떠난 뒤에도 한국에서 EPL을 보는 습관은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국내 중계는 쿠팡플레이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고, 토트넘 경기는 여전히 화제성 있는 카드입니다.
이번 시즌 초반 성적이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지난 시즌 16위까지 떨어졌던 전례가 있는 팀이라, 부진이 길어지면 강등권 이야기가 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4경기째라 표본이 매우 작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순위표보다 부상자 명단입니다. 쿨루셉스키와 시몬스, 매디슨 중 누가 먼저 돌아오는지가 이 팀의 득점력 회복 시점을 가늠하는 더 정확한 지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토트넘 감독이 최근 1년 사이 왜 이렇게 자주 바뀌었나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025년 5월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경질됐고, 후임 토마스 프랭크가 2026년 2월 8경기 연속 무승으로 물러났습니다. 이후 이고르 투도르가 44일간 임시 지휘봉을 잡았고, 3월 말 로베르토 데 제르비가 부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트넘이 연봉 상한선을 없앤 이유는 무엇인가요?
손흥민이 있을 때는 그의 연봉 수준이 사실상 구단의 암묵적 상한선 역할을 했습니다. 손흥민이 미국 LAFC로 떠나면서 이 기준이 사라졌고, 구단은 신규 영입 선수들에게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시몬스와 로메로가 나란히 팀 내 최고 연봉자가 됐습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이 강등당할 가능성이 있나요?
아직 리그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순위만으로 강등을 논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지난 시즌 16위까지 떨어져 강등 조항이 실제로 거론된 적이 있는 팀이라, 부진이 길어질 경우 다시 그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관건은 순위보다 부상당한 창조적 자원들의 복귀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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